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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을 정의하는 데 있어서 가장 간편한 것은 집합론입니다. 사실 집합론 자체가 무한을 위한 것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집합론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유한집합을 먼저 인식하지만 정의만큼은 무한집합으로 시작합니다.

 

자세히 말하면, 자기 자신과는 다르지만 자신 안에서 자신과 개수가 똑같은 집합을 고르는 작업이 가능하면 무한집합이라고 합니다. 아래 그림으로 보면 조금 더 확실한 무한 집합이 보이게 될 것 같습니다. 무한집합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자연수이죠. 자연수는 자신의 부분집합인 짝수와 개수가 같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링크로)

 

집합론적인 무한은 자신의 안에 자기와 같은 개수의 집합을 담는 것 입니다. (플리커 h.koppdelaney님의 사진)

하지만 이런 엄격한 것으로 무한을 다루려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우리가 느끼는 무한은 큰 수입니다. 그 어떤 것보다 큰 수인 무한을 다루려고 하는 것입니다.

 

 

4. 무한의 이미지

 

실재로 학생들에게 무한에 대해서 설명하라고 말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이 큰 수입니다. 무엇보다도 크다고 말합니다. 사실 이런 것은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자랑하기'의 한 도구이기도 했습니다. 나는 구슬이(뭔 요새로 따지자면 빨간 물약정도겠죠.) 100개 있어~ 나는 1000개! 그다음 나올 만한 것은 역시 '무한개'입니다. 즉 어떤 것이 무한개 있다는 것에 대한 가장 큰 이미지는 큰 수입니다.

 

이런 자연스런 이미지처럼 만약 무한에게 순서를 주게 된다면 아마 무한은 맨 뒷줄일 것입니다. 이런 이미지의 무한은 참으로 편합니다. 왕 같은 느낌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만약 은행에서 번호표를 기다린다면 무한 번은 은행원의 얼굴도 맞이할 수 없다는 약간의 불편함은 있습니다.


순서대로 자리를 배정한다면 무한의 자리는 여기에 없습니다.


 

이것에서 집합론에서 다루는 엄격한 무한보다 보다 정겨운 무한을 만날 수 있습니다. 훨씬 이미지에 와 닿습니다. 전통적으로도 그렇습니다. 그렇기에 이런 것으로 우리는 무한을 포장할 수 있습니다. '어떤 수보다도 큰 수'라는 당연한 이미지를 통해 말입니다.

 

즉, 무한은 모든 큰 수 보다 큽니다.

 

 


5. 큰 것보다 큰 것, 무한

 

그럼 무한을 표현하는 것은 간단합니다. 무한은 누구보다도 큰 '레전드 수'인 것입니다. 하지만 항상 이런 것을 표현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수학적으로 이렇게 말합니다.

 

'어떤 실수 M을 아무리 잡아보아도, 무한은 M보다도 크다.'

 

이렇게 표현한다면 우리가 무한이 정확히 어디 있는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다룰 수 있는 하나의 기회가 생기게 됩니다. 이것은 우리가 지금까지 생각지 못한 곳으로 많은 것들을 보낼 수 있습니다. 가장 엄격해야할 무한이지만 어쩜 가장 두루뭉술한 방법으로 다가가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이 자체가 엄격한 무한으로 다가가는 첫 번째 발걸음인 것입니다.

 


영원히 산다는 것은 죽는 어느것보다 오래 산다는 것입니다.(플리커 Super Mega Action Plus님의 사진)



간단한 예를 들어보면, 만약 이 한국에서 무한대로 사는 사람‘X’가 있다고 생각하면, 모든 사람들이 죽어서 어느 곳에 모여 이야기 할 때 한 영혼이 이런 말을 하게 됩니다. ‘내가 31415년에 죽을 때, X가 나의 곁을 지켜주었지.’ 그럼 옆에 있던 한 이가 이렇게 말합니다. ‘할아버지 저는 271828년에 죽을 때에도 X가 지켜주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끊이지 않고 어떤 사람이 나와도 X가 자신의 마지막의 자리를 지켜준 것입니다. 자꾸 영혼이 새로 올라와도 같은 이야기를 하고 또한 반복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X가 영원히 사는 존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X의 정확한 나이를 말하지 않아도 말입니다.

 

 

6. 무한을 다루는 단서

 

그럼 우리는 이로써 하나의 문제를 풀 수 있습니다. 우리가 무한을 표현하는데 있어 그냥 큰 수라고 말한다면 무한에게 주어진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어떤 수보다도 큰 수라고 표현한다면 많은 부분의 문제를 이해할 수 있고 또한 무한에 대한 추측을 할 수 있게 합니다.

 

정리하자면 ‘무한대는 정말 크다.’라는 말을 하고플 때, ‘X가 무한이라면 어떤 수 M을 잡아도 M<X 이다.’ 라고 쓴다면 다룰 수 없는 X에 대해서 논리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나의 재미있는 문제를 보면, 우리가 흔히 쓰는 ‘자연수의 집합’이 무한하게 커진 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 까요? 1+1=2라는 것만큼 이 문제는 아리송합니다.

 

다음 글은 이 문제를 통해서 우리가 무한을 이해하고 이를 통해서 극한을 이해할 수 있는 시작점을 삼겠습니다.


자연수의 집합이 무한한 값을 갖는 다는 것으로 부터 시작합니다. (플리커 THEfunkyman님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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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주변인들에게 문의를 받는 수학 문제 중 하나가  "0.9999······=1"이라는 것입니다. 9가 한없이 이어지는 이 수가 과연 1과 동일한 것인지에 대한 것은 논란이 많죠. 분명히 모양이 다른 두 개의 값이 같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특히 이것은 1/2=2/4와 같이 같은 의미의 다른 표현 혹은 계산의 결과가 아니라. 확연하게 다른, 특히 1이 더 큰 수로 보이는 이 명제는 많은 이에게 의심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없이 이어지는 수의 값은 어떻게 구할 수 있을까요?



 이를 쉽게 증명하는 이는 보통 “1/3 = 0.333······이므로 양변에 3을 곱하면 0.9999······=1이다.”라고 증명합니다. 하지만 이는 정확하게 증명하지 못한 하나가 남습니다. 그럼 정말 ‘1/3 = 0.333······’인지 말입니다. 적어도 무한번 나눗셈이 가능한지 부터가 문제이죠. 그렇기에 이 증명법은 단지 문제의 어려운 것을 잘 감추어 놓은 것[각주:1]뿐입니다.

1. ‘무한’의 덫

 위의 이야기에는 중요한 단어를 뽑아 올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한없이’입니다. 이 단어는 우리가 일상에서 수도 없이 써온 말입니다.(방금도 ‘한없이’의 비슷한 표현인 ‘수도 없이’가 나왔죠.) 우리는 이 말을 일단 ‘무한’이라고 합니다.(무한 = 한이 없다.) 같은 말이지만 왠지 ‘무한’이 더 간지 납니다.

 물론 우리는 본능적으로 무한의 뜻과 느낌을 알고 있습니다. 해가 지는 바다 끝 수평선에서 상상되지도 않는 거리의 별에서 그리고 남은 제대 날짜 앞에서. 하지만 이 모든 예는 사실 ‘한없이’가 아닙니다. 수평선의 끝엔 아메리카가 있었고, 국방부 시계는 지금도 제대를 향해 달려갑니다. 우리가 끝도 없다는 뜻으로 ‘한없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만 실재로 그 단어를 접하기는 어려운 것입니다.

제대를 위한 국방부의 시계도 결국 유한입니다.




 그렇기에 막상 ‘무한’을 맞이하면 상식에 벗어나는 일이 많습니다. 0.9<1 이고 0.99<1 이며 0.9999999<1 인데, 유독 무한이라는 단어가 접해지는 ‘0.9999·····’은 1과 값이 같아진다는 것입니다. 무한에서 마라토너는 거북이 랑의 달리기경주[각주:2] 에서 전혀 이길 수 없는 것 같은 그런 환상도 제공하기도 합니다.(이 이야기는 이 링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 무한을 말하는 법

 그럼 무한을 수학적으로 정확히 정해지고 싶어집니다. 물론 그 과정은 상당히 중요한 과정입니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무한 = 유한이 아니다.’입니다. 더 엄밀하게 말하는 정의는 지금 다룰 필요성이 적어 다른 글의 링크로 대신합니다.(링크) 우선은 “한없이 크다.” 정도로 알고 있다 해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정의가 되었으니 이것을 한번 써보고 싶어지는데 숫자 십은 ‘10’ 만은 ‘10000’ 억은 ‘100000000’로 쓸 수 있지만 1억을 1억 번 곱한 것 보다 큰 것인 ‘무한’은 이곳에 적기에 공간이 너무나도 좁습니다.  그러기에 무한의 수학적 기호를 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8을 뉘어놓은 모습으로 우리는 무한을 표시합니다.



 그 기호는 이미 정해져 있죠. 바로 숫자 8을 옆으로 뉘어놓은 것 같은 모양인 입니다. 원이 두 개 겹친 이 모양은 영원히 반복한다는 상징을 담고 있습니다. 그 상징성이 직접적으로 쓰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영화 ‘뷰티풀 마인드’에서 주인공인 박사가 자신의 정신병과의 끝없는 싸움과 극복을 상징하며 자전거 바퀴로 그리는 무늬가 이 무한의 상징 ‘∞’입니다.


3. 무한을 다루는 법

 사실 수를 다루는 것은 상당히 쉬운 작업입니다. 예를 들어 ‘2x+1’이란 것의 ‘x’에 ‘10’을 넣으면, ‘2*10+1’이고 계산하면 ‘21’입니다. 그럼 여기에 ‘∞’을 집어넣을 수 있을 까요? 다시 말하자면 ‘2*∞+1’이란 것이 있을까요? 그럴 수 있다면 과연 2*∞+1은 무엇일까요?

 사실 무엇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 되어버립니다. 그런 것은 없기 때문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그런 표현을 쓰지 않습니다. 이는 큰 문제이며 중요한 점입니다. 앞으로 이 무한을 이용하서 우리는 수많은 이론을 펼쳐갈 것입니다.

 어떤 값은 근사치에 도달하기도 하고, 비교를 하기도 하면 무한히 반복되는 계산식의 값을 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바로 해결 할 수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 작업의 대상이 미지수인 x에 넣는 작업조차 못하는 것이 바로 ‘무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나의 아이디어를 통해서 이를 해결할 것입니다. 우선 다음을 기초로 합니다.

a. 무한은 어떤 수 보다 큰 것이다.
b. 하지만 무한을 일정한 값으로 대입할 수 없다.
c. 그렇기에 수를 키워가면서 그 큰 수를 유추하고 가까워지는 값을 무한에서의 값이라 한다.

 위 방법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가까워지는 값’을 구하는 것입니다. 그 방법을 이제부터는 [극한]으로 부를 것입니다. 영어로는 고등학교 수학 시간 속 너무도 익숙한 단어 ‘limit’입니다. 이 극한이 바로 무한을 다루는 가장 기본적인 툴(tool)입니다. 즉 이 ‘극한’을 통해 무한을 다루는 것입니다.


4. 과연 ‘1= 0.999·····’인가?

처음의 문제로 돌아가 봅시다. 정말 1= 0.999····· 인지 말입니다. 그럼 위의 방법대로 단번에 무한번인 0.999·····을 구할 수 없습니다. 즉 천천히 생각하는 것입니다. 0.9 그다음에 0.99, 0.999, ····· 이렇게 하나씩 구해서 그 규칙 혹은 가까워지는 값을 구하는 것이 진정으로 무한을 다루는 문제입니다. 더 자세한 방법은 아래의 절차를 따릅니다.

0.9    = 0.9
0.99   = 0.9 + 0.09
0.999 = 0.9 + 0.09 + 0.009
      .
      .
      .


 이렇게 계산을 하면서 1에 가까워짐을 보이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게 정말인지는 아직도 의문으로 남을 것입니다. 아쉬움이 있지만 아직은 바로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그 이유는 이 문제는 지금까지의 것으로는 설명하기는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수평선과 저 별에 가기에는 아직 재료가 부족합니다.


 그래서 다음 글에서는 극한(limit)에 대한 정확한 쓰임을 통해서 이 공포의 문제 ‘1= 0.999·····’에 대해 더 핵심적인 방법을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만약 정말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원하시면 공식으로 정리해 놓은 이 링크를 클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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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순환오류의 일종으로 볼 수 있습니다. [본문으로]
  2. 보통 이 이야기를 제논의 역설이라 합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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