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는 일상에서의 필요에서 나왔습니다. 특히 어떤 것의 개수를 확인해야 할 필요에서 탄생했다는 것이 가장 논리적으로 맞습니다. 간단한 예를 들자면 자신이 기르는 양의 수를 확인하기 위해 작을 돌멩이들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어떤 대상에 대해서 일정한 대체물을 이용하는 것으로 '수'의 가장 기초가 되는 행동으로 볼 수 있는데, 이 활동은 일대일 대응이라는 함수적인 활동입니다.


4. 자연수, 큰 수를 발견하다.

양 두 마리가 돌 두 개 그리고 손가락 두 개 등 함수적인 대응들이 갖는 대표성을 찾는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대응의 공통점에 대해서 일률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구조를 탄생시키는 데 그것이 바로 '수'입니다. 그리고 그게 더 정돈된 것이 바로 "2"입니다. 개수에 따라 대표되는 상징을 나름의 규칙에 따라 정하게 되고, 그에 대한 표현은 1, 2, 3, .... 이나 Ⅰ, Ⅱ, Ⅲ, ...... 등 주변인들과의 약속으로 결정하여 쓰게 됩니다.

'자연수'의 탄생입니다.

일대일 대응에서 자연수가 탄생합니다.



이 상징적인 체계가 갖는 의미는 상당합니다. 드디어 '큰 수'를 다룰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동물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수를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수의 범위는 상당히 작습니다.[각주:1] 사람의 개수에 대한 인지 또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직관적인 수에 대한 관념은 평균 20정도뿐인 것입니다. 대응을 통해서 더 큰 수를 셈하긴 했지만 그를 위해서는 더 많은 돌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입니다. 하지만 자연수를 이용한 셈은 그다지 큰 댓가를 바라지 않습니다.

지금은 어떻습니까? 학교에서 자신의 순번을 몇 개의 숫자, 학년과 반 그리고 반안에서의 번호로 총 4개의 수를 통해서 자신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또한 자신의 휴대폰 전화번호에 우리가 부여하는 숫자는 010 - XXXX - XXXX 으로 총 11자리 숫자입니다. 이 얼마나 놀라운 일입니까? 우리가 상대방에게 전화하기 위해서 적어도 10000000000개의 돌멩이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자연수 덕분에 이 많은 돌을 들고다니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5. 가장 자연스럽고 강한 <연산, 더하기>

우리가 큰 수를 사용한다는 것은 더 많은 것을 추구할 수 있음을 야기합니다. 사실 실생활에서 그렇게 큰 수를 사용할 필요성은 없으나 이미 개념이 생겨버린 수의 체계는 그 자체에서 더 큰 의미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바로 연산 입니다. 연산이란 것은 간단히 설명하자면 '한 쌍의 수'가 갖을 수 있는 '잘 정의'되어 있는 규칙입니다.[각주:2] 꼭 의미가 있을 필요가 없다는 뜻이지요. 규칙만 맞으면 그게 바로 연산입니다.

하지만 의미 없는 시작이 있기에는 사람이란 것은 너무나 감성적이지요. 첫 번째 의미를 갖는 연산은 바로 '더하기, +' 입니다. 이 또한 어떤 실험이나 합의를 통해 얻어졌다가 보다는 본능적으로 시작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규칙은 너무나도 쓸모 있고 가장 흔히 쓰이는 '연산'이 되었죠.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가족이란 개념으로 부터 시작해서 생산, 전쟁, 합의 등 더하기에 대해서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에서 우연히 이 곳까지 오는 길에 비해서는 더하기란 너무 쉬운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연산'이란 과정으로 보자면 좀 더 알아볼 구석이 많습니다.

더하기는 자연수의 근간 그 자체입니다.



자연수는 '더하기'는 기초로 합니다. 어쩌면 근간 그 자체입니다. 수학적 정의로 자연수란 '1'이란 수에 '1'을  더한 것을 '2', 또 '2'란 수에 '1'을 더한 것을 '3'이라고 정의한 것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자연수에 대한 더 깊은 구성과정에서 '더하기'가 빠질 수 없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더하기를 통해 자연수는 더 많은 쓰임을 얻게 되었다고 해도 되겠습니다.

더하기에 대한 연산을 (조금 어렵게) 써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일단 정신적 건강을 위해서 접기로 합니다.(굳이 보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결론적으로 <연산, 더하기>를 장착한 자연수는 구조적으로 더 강해졌습니다.




6. 더하기의 아류 <연산, 곱하기>

자연수의 다음 친구는 연산, 곱하기 입니다. 자연수에서의 곱하기는 사실상 더하기의 아류입니다. 더하기의 반복을 축약해주는 것으로 컴퓨터로 보자면 간단히 단축키와 같은 역할이죠. 구구단으로 고생했던 기억이 있으신 분들은 의아할 것 입니다. 그렇게 수학에서 중요하게 여긴 구구단이 그냥 단축키를 익히기 위한 것이라니 말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입니다. 적어도 자연수에서는 말입니다. 힘이 빠지는 일이겠지만 더하기의 셔틀 연산, 곱하기는 무도 박명수 처럼 쭈구리이며 2인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가 갖는 강한 편리성은  놓칠 수 없죠. 또한 이 곱셈이 덧셈을 기초로 했기 때문에 자연수라는 기초적인 체계에서 안전하게 계산되며 큰 수의 사용이라는 장점을 더욱더 극대화 시켜줍니다.

아류이지만 적어도 그 역활이 있습니다.



이로써 자연수는 더하기와 곱하기라는 두 가지 연산을 구조로 같으면서 자신의 체계를 굳혀갑니다. 사실 이로써도 삶에서 크게 불편함을 못 느끼며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불만 있는 한 존재가 있겠죠. 곱하기 입니다. 하지만 이 곱하기의 반전은 잠시동안은 접어두도록 하겠습니다



7. 구조를 만드는 힘 : <성질, 닫힘성(closed)>

아이폰과 아이패드 그리고 맥 등 모바일 및 IT분야에서 지지 않는 태양이 되고 있는 애플의 가장 큰 장점 및 가장 큰 단점이 무엇이라 생각되십니까? 아마도 이 둘은 같은 단어 하나로 채워질 수 있습니다. 바로 '닫힘성'입니다. 아이튠즈라는 허브를 통해서 애플의 모든 것들이 소통하지만 그 소통은 애플에 한하게 됩니다. 이는 안정적인 체계구축이라는 장점을 부여하지만 너무 닫혀있다는 단점도 됩니다. 하지만 구조적으로 보았을 때는 개방체제보다 더 안정적으로 구축되는 '구조'임은 틀림없습니다.

애플이 폐쇄적이면서도 사람들을 더 열광시키는 것은 닫혀있지만 '강한 구조' 때문입니다.



preview 에서 강조했다시피 '수'란 것에서 결국 '구조'를 찾아보는 것이 진정한 '수'를 찾는 일입니다. 자연수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자연수란 수를 일상에서 얻었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자연수에서 "어떤 구조가 이 체계를 지탱해 주는가?"를 따져봐야 합니다. 그것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언급했던 <연산, 더하기>와 <연산, 곱하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더하기와 곱하기를 시행하는데 있어서 자연수란 공간이 전혀 문제가 없었던 것은 이 두 연산이 자연수 안에서 온전히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자연수란 공간에 더하기와 곱하기가 잘 담긴다는 말입니다. 이런 구조를 수학에서는 '닫힘성(closed)'이라 합니다. 이는 간단히 말하자면 연산을 아무래 해도 그 공간을 벗어나지 못함을 이야기합니다.

닫힘성은 구조를 만드는 힘입니다.



자연수끼리 덧셈을 아무리해도 곱셈을 아무리 계산에 시간이 걸릴 뿐이지 이 계산의 결과가 자연수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이런 것이 바로 자연수를 더 완벽하게 합니다. 이 구조가 실재로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크게 강조하지 않겠습니다. 간단히 설명됩니다.

조직에서 '반역자'를 좋아하는 규정은 없습니다.

이는 수학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수학에서 반역이 없어야 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어떤 구조든 불완전한 요소에 대해서 반항하는 것이 그 조직의 완전함을 추구하는데 있어 더없이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것을 어떻게 채우느냐가 중요한 명제입니다. 본래의 구조만을 맹신하는 것은 발전이 없을 뿐입니다.

그래서 먼저 좀 더 완벽한 구조란 무엇인지 살펴본 다음, 이 자연수에 반역해 보겠습니다.

  1. 동물의 수에 대한 인지 능력 - 링크 : http://holicmath.tistory.com/22 [본문으로]
  2. 이 것을 어렵게(?) 설명하자면 동일 집합의 두 개의 원소를 묶어서 다른 것에 대응 시켜버리는 것입니다. [본문으로]
우리는 언제나 수를 사용합니다. 실제로 어떤 교과서는 "수가 없다면 우리의 삶이 어떻게 변할까요?"를 주제로 수를 제외 한 일화들을 책의 한켠에 배치해서 수학을 배워야 한다는 뭐 좀 극단적인 의견을 피력하기도 합니다. '수를 통해 수학을 배워야 한다.'에는 동의합니다만, 그를 제거하면 불편하니까 필요하다는 논리에는 살짝 불쾌함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사실 우리가 수를 먼저 배우고 나중에 사용한다고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모든 수학책에서 가장 먼저 느끼는 기본. '수'를 이야기해보면 그렇습니다.


1. '수'의 어머니는 '수학'일까?

그러기에 우리는 '수'란 것이 어느 곳에서 먼저 정의 되는지 알아 봐야 합니다. 네이버 사전을 인용하자면 '수'란 셀 수 있는 사물을 세어서 나타낸 것이며 두 번째 정의는 자연수, 정수, 유리수, 실수 따위를 통틀어 말한다고 나옵니다. 저는 그리고 그 뒤에 이어서 나오는 한 마디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좁은 뜻으로는 자연수를 가리킨다.'

좁은 뜻으로 자연수를 가리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하나 유추할 것은 '수'란 것은 본디 수학적으로 정의된 것이 아니라 먼저 실생활에서 태어난 것이란 것입니다. 그리고 태생은 결국 일상 속의 자연수란 모습 이였다는 것이죠. 자연수라는 말은 딱 그 단어를 나누어 생각해보시면 아시겠지만 '자연스럽게 생성된 수'입니다.

사실 자연수를 정의한 페아노 공리는 이미 쓰임과 성질이 모두 정리된 상태에서 실행된 것입니다. 즉, 이미 있는 것에 대해서 정확히 그리고 전문적으로 정의한 것이죠.[각주:1] 다시 말하자면 자연수는 수 체계에 대한 어떤한 교육으로 시작된 것이 아니라 물건과 물건 혹은 물건과 상징(손가락 혹은 셈하는 단위)에 일대일 대응[각주:2]으로 자연스레 쓰기 시작한 것이며 이 것이 여러 수 표현체계(로마자, 아라비아자, 한자등)를 거친 후에 정의 된 것이죠.

숫자는 단지 수의 표현 수단 입니다.


그러기에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이 단어 '수'는 본디 수학보다는 그냥 일상용어란 결론이 나옵니다. '공기'나 '운동'과 같은 것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공기는 화학적인 부합물이기 전에 우리가 마시는 것이며, 운동은 우리가 물리적 역학이기 전에 걷고 뛰는 생활인 것입니다. 수도 마찬가지 입니다. 엄격한 '수'[각주:3]란 것은 수학의 것이 아닙니다.

이런 입장에서 보면 우리가 일상에서 '수'가 필요하니 '수학'을 하라는 것은 신에게 '피조물'이 필요하니 '공예'를 배우라는 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참 '예의 없는' 수학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수'에 대해 바른 입장으로 서보자면, "수학에서 '수'가 필요하니 일상을 더 참고하겠습니다."라고 고개를 숙여야 할 것 입니다.

'수'가 삶에서 필요하니 수학을 해야 한다는 것은 넌센스입니다.



일단 '수'가 일상에서 벗어나고 '수학'에 편입하고 나서는 의미가 상당히 달라집니다. 수학의 많은 논리성에 대한 하나의 위대한 '예시'가 되었습니다. 이만큼 정확하고 확실한 예시가 없지요. 그 후 수와 수 사이의 많고 많은 규칙들이 생기고 그 사이에서 또 어떤 규칙을 찾아내는 반복적인 역사가 거듭될수록 '수'는 독립적인 수학의 분야로  진입합니다. 그 분야가 바로 대수학(algbra) 분야이지요.[각주:4]


2. '수'는 사라지고 '구조'만 남았더라.

이 대수학은 - 특히 추상대수학은 - 수의 체계로 부터 시작합니다. 맨 처음에 언급한 자연수부터 시작하여 정수, 유리수, 실수를 거쳐 복소수 그리고 해밀턴 4원수체 등 여러 수를 거치면서 구조를 만들어 간다. 하나의 예를 들자면 덧셈이 가능하고 곱셈에서 닫혀있는 수의 체계가 바로 대표적인 자연수의 구조이죠.

수를 근간으로 한 대수학에서는 수는 사라지고 그 뼈대만 남아 버립니다. 하지만 그 뼈대가 이제 '수'가 없어도 존재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우리는 이제 구조만으로도 대수를 말할 수 있게 됩니다. '1'이란 숫자는 자연수의 '1'이라기보다는 자연수와 같은 구조를 같은 구조를 갖은 원소의 대표적인 표현이 되는 것입니다. 조금 설명이 난해 한가요? 수학 외적인 예를 들자면 반복적으로 이미지가 찍어내어지는 앤디 워홀의 그림을 보면 수 많은 마를린 먼로의 그림에서 이미 먼로는 사라지고 '복제'라는 구조만 남는 것과 같습니다.

마를린 먼로는 사라지고 복제만 남습니다.


저는 가끔 이런 경험 없으십니까? 무료한 시간을 잡아내기 위해서 TV리모컨을 찾습니다. 이리저리 찾아 해메다 주방에서 발견되곤 했죠. 문득 TV는 아웃 오브 안중이 되고 뇌 속의 해마가 이제 다 죽어간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걱정에 TV리모콘을 내려 놓고 고민하다. 다시 TV 앞으로 가서 리모컨을 찾지요. '수'와 '수학'도 이와 유사합니다.

그럼 생각해야 할 것이 하나 남았습니다.


3. '구조'는 중요할까?

그럼 대수학이 구조에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어떤 면이 수학을 '수'에서 '구조'로 이동하게 하는 지 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구조'가 구조에서 끝이 난다면 의미 없는 이야기일 뿐입니다. 적어도 자신의 뇌의 해마가 죽어가는 것이 TV를 시청하는 일보다 중요합니다.

구조는 우선 대표성입니다. 하나의 구조가 정의되면 그에 따라 오는 모든 정리(성질)들이 같은 구조의 모든 것들에 적용이 됩니다. 따라서 수많은 개별적인 것을 구조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아주 미세한 예를 들자면 짝수의 모임과 정수는 같은 구조 입니다. 한쪽에 대해서만 완성되어 있다면 그 반대편에 대해서 다시 알아볼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공식'같은 존재이죠.

또한 '구조'를 연구하다 보면 새로운 '구조'의 발견이 보입니다. 결핍되는 구조를 채우기 위해 새롭고 더 강한 체계를 구축함으로 해결되지 못하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 그 해결을 통해서 점점 완벽함을 모색하게 됩니다. 아마도 수에 대한 글 말미에는 조금이나마 완벽한 구조로 결론을 도출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구조의 면으로 수를 써내려 가면 더 완벽함을 발견할 수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나를 배우면 열을 안다고 했지만 '구조'는 하나를 알면 같은 구조 전부를 알게 됩니다. 이러니 어찌 수학이 구조를 포기할 수 있겠습니까?


 
  1. 이에 대해 좀 더 전문적이고 자세한 설명은 다른 글의 링크로 대신하겠습니다. http://holicmath.tistory.com/41 [본문으로]
  2. 일대일 대응의 정의 : http://holicmath.tistory.com/13 [본문으로]
  3. 좁은 의미의 수 [본문으로]
  4. 보통 대수학이라고 하면 방정식의 계산만을 이야기 합니다. 하지만 넓은 의미로 대수학은 정수론 선형대수 추상대수 등 수의 체계로 시작되는 모든 분야를 포함하는 학문입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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