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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주변인들에게 문의를 받는 수학 문제 중 하나가  "0.9999······=1"이라는 것입니다. 9가 한없이 이어지는 이 수가 과연 1과 동일한 것인지에 대한 것은 논란이 많죠. 분명히 모양이 다른 두 개의 값이 같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특히 이것은 1/2=2/4와 같이 같은 의미의 다른 표현 혹은 계산의 결과가 아니라. 확연하게 다른, 특히 1이 더 큰 수로 보이는 이 명제는 많은 이에게 의심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없이 이어지는 수의 값은 어떻게 구할 수 있을까요?



 이를 쉽게 증명하는 이는 보통 “1/3 = 0.333······이므로 양변에 3을 곱하면 0.9999······=1이다.”라고 증명합니다. 하지만 이는 정확하게 증명하지 못한 하나가 남습니다. 그럼 정말 ‘1/3 = 0.333······’인지 말입니다. 적어도 무한번 나눗셈이 가능한지 부터가 문제이죠. 그렇기에 이 증명법은 단지 문제의 어려운 것을 잘 감추어 놓은 것[각주:1]뿐입니다.

1. ‘무한’의 덫

 위의 이야기에는 중요한 단어를 뽑아 올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한없이’입니다. 이 단어는 우리가 일상에서 수도 없이 써온 말입니다.(방금도 ‘한없이’의 비슷한 표현인 ‘수도 없이’가 나왔죠.) 우리는 이 말을 일단 ‘무한’이라고 합니다.(무한 = 한이 없다.) 같은 말이지만 왠지 ‘무한’이 더 간지 납니다.

 물론 우리는 본능적으로 무한의 뜻과 느낌을 알고 있습니다. 해가 지는 바다 끝 수평선에서 상상되지도 않는 거리의 별에서 그리고 남은 제대 날짜 앞에서. 하지만 이 모든 예는 사실 ‘한없이’가 아닙니다. 수평선의 끝엔 아메리카가 있었고, 국방부 시계는 지금도 제대를 향해 달려갑니다. 우리가 끝도 없다는 뜻으로 ‘한없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만 실재로 그 단어를 접하기는 어려운 것입니다.

제대를 위한 국방부의 시계도 결국 유한입니다.




 그렇기에 막상 ‘무한’을 맞이하면 상식에 벗어나는 일이 많습니다. 0.9<1 이고 0.99<1 이며 0.9999999<1 인데, 유독 무한이라는 단어가 접해지는 ‘0.9999·····’은 1과 값이 같아진다는 것입니다. 무한에서 마라토너는 거북이 랑의 달리기경주[각주:2] 에서 전혀 이길 수 없는 것 같은 그런 환상도 제공하기도 합니다.(이 이야기는 이 링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 무한을 말하는 법

 그럼 무한을 수학적으로 정확히 정해지고 싶어집니다. 물론 그 과정은 상당히 중요한 과정입니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무한 = 유한이 아니다.’입니다. 더 엄밀하게 말하는 정의는 지금 다룰 필요성이 적어 다른 글의 링크로 대신합니다.(링크) 우선은 “한없이 크다.” 정도로 알고 있다 해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정의가 되었으니 이것을 한번 써보고 싶어지는데 숫자 십은 ‘10’ 만은 ‘10000’ 억은 ‘100000000’로 쓸 수 있지만 1억을 1억 번 곱한 것 보다 큰 것인 ‘무한’은 이곳에 적기에 공간이 너무나도 좁습니다.  그러기에 무한의 수학적 기호를 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8을 뉘어놓은 모습으로 우리는 무한을 표시합니다.



 그 기호는 이미 정해져 있죠. 바로 숫자 8을 옆으로 뉘어놓은 것 같은 모양인 입니다. 원이 두 개 겹친 이 모양은 영원히 반복한다는 상징을 담고 있습니다. 그 상징성이 직접적으로 쓰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영화 ‘뷰티풀 마인드’에서 주인공인 박사가 자신의 정신병과의 끝없는 싸움과 극복을 상징하며 자전거 바퀴로 그리는 무늬가 이 무한의 상징 ‘∞’입니다.


3. 무한을 다루는 법

 사실 수를 다루는 것은 상당히 쉬운 작업입니다. 예를 들어 ‘2x+1’이란 것의 ‘x’에 ‘10’을 넣으면, ‘2*10+1’이고 계산하면 ‘21’입니다. 그럼 여기에 ‘∞’을 집어넣을 수 있을 까요? 다시 말하자면 ‘2*∞+1’이란 것이 있을까요? 그럴 수 있다면 과연 2*∞+1은 무엇일까요?

 사실 무엇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 되어버립니다. 그런 것은 없기 때문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그런 표현을 쓰지 않습니다. 이는 큰 문제이며 중요한 점입니다. 앞으로 이 무한을 이용하서 우리는 수많은 이론을 펼쳐갈 것입니다.

 어떤 값은 근사치에 도달하기도 하고, 비교를 하기도 하면 무한히 반복되는 계산식의 값을 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바로 해결 할 수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 작업의 대상이 미지수인 x에 넣는 작업조차 못하는 것이 바로 ‘무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나의 아이디어를 통해서 이를 해결할 것입니다. 우선 다음을 기초로 합니다.

a. 무한은 어떤 수 보다 큰 것이다.
b. 하지만 무한을 일정한 값으로 대입할 수 없다.
c. 그렇기에 수를 키워가면서 그 큰 수를 유추하고 가까워지는 값을 무한에서의 값이라 한다.

 위 방법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가까워지는 값’을 구하는 것입니다. 그 방법을 이제부터는 [극한]으로 부를 것입니다. 영어로는 고등학교 수학 시간 속 너무도 익숙한 단어 ‘limit’입니다. 이 극한이 바로 무한을 다루는 가장 기본적인 툴(tool)입니다. 즉 이 ‘극한’을 통해 무한을 다루는 것입니다.


4. 과연 ‘1= 0.999·····’인가?

처음의 문제로 돌아가 봅시다. 정말 1= 0.999····· 인지 말입니다. 그럼 위의 방법대로 단번에 무한번인 0.999·····을 구할 수 없습니다. 즉 천천히 생각하는 것입니다. 0.9 그다음에 0.99, 0.999, ····· 이렇게 하나씩 구해서 그 규칙 혹은 가까워지는 값을 구하는 것이 진정으로 무한을 다루는 문제입니다. 더 자세한 방법은 아래의 절차를 따릅니다.

0.9    = 0.9
0.99   = 0.9 + 0.09
0.999 = 0.9 + 0.09 + 0.009
      .
      .
      .


 이렇게 계산을 하면서 1에 가까워짐을 보이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게 정말인지는 아직도 의문으로 남을 것입니다. 아쉬움이 있지만 아직은 바로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그 이유는 이 문제는 지금까지의 것으로는 설명하기는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수평선과 저 별에 가기에는 아직 재료가 부족합니다.


 그래서 다음 글에서는 극한(limit)에 대한 정확한 쓰임을 통해서 이 공포의 문제 ‘1= 0.999·····’에 대해 더 핵심적인 방법을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만약 정말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원하시면 공식으로 정리해 놓은 이 링크를 클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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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순환오류의 일종으로 볼 수 있습니다. [본문으로]
  2. 보통 이 이야기를 제논의 역설이라 합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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