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중순 중간고사가 끝나고 이제 한참 성적 확인을 할 시간입니다. 이제 하나 둘 성적이 선생님의 손에 들려서 오면 하나 같이 모여서 자신의 성적을 확인 하는 모습은 어느 고등학교든 쉽게 접할 수 있는 모습들입니다. 자신의 성적 외에도 다른 학생의 성적을 확인 하고 싶은 녀석부터 점수에 만족하는 녀석까지 참 다양한 표정들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 선생님에게 들려있는 성적을 무심한 듯 확인 하는 학생 중에서는 누구보다 조마조마한 표정을 짓는 녀석도 있습니다. 아이러니한 행동과 표정입니다.


1. ‘적어도’ 20점과 ‘겨우’ 4.7점

4.7점은 이번 3학년 2학기 종합고사 수학의 최저점입니다. 이 점수를 얻은 학생은 조용히 성적표를 확인 하고는 무언가 복잡 미묘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이 학생도 무엇인가 의도한 점수가 있었지만 그에 미치지 못한 것에 약간의 후회스러운 눈치였죠. 오늘 꺼내고자 하는 이야기는 여기서 시작합니다. 20점과 4.7차이에서 비롯된 한 학생의 확률적인 비극을 수학적으로 비교 분석해 보고자 합니다.

  이런 상황이 펼쳐지면 선생님도 학생도 이 상황을 아름답게 무마해 보려합니다. 교사는 약간의 장난기와 위로가 섞인 미소를 녀석은 민망함과 그에 내가 밀리지 않는 자존감의 미소가 서로 교차하죠. 내심 민망함을 이겨보려 어려가지를 살짝 물어 봤습니다. 수학 시험 준비는 어떻게 했던 것인지, 혹은 문제가 어떻게 느껴졌는지, 특히 목표 점수가 있었는지 말입니다.

목표점수와 다르게 나온 이유는?


  녀석은 자신의 성적에도 미소를 잃지 않으면서 이 상황을 설명합니다. “적어도 20점은 나왔을 것이라 생각했는데요. 겨우 4.7점이네요.” 이 학생에서 느끼는 이 학생은 목표는 적어도 20점이었습니다. ‘적어도’ 말입니다. 왜 20점인지는 묻지 않아도 명확합니다. 이번 시험은 객관식 100점이었고, 선택문항은 5개 이니 말입니다. 100/5=20 이란 식은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습니다.

  그럼 무엇이 ‘적어도’ 20점을 생각한 녀석이 ‘겨우’ 4.7점을 얻게 되는 것일까요? 결과에 대한 문제는 그렇다고 하여도 원인은 명확합니다. 이는 학생의 말로 대신합니다.

  “괜찮아요. 국도를 타서 조금 잘못 탔나봅니다. 아! 고속도로를 탈걸……. 너무 아깝네요.”

   

2. 국도와 고속도로

  국도? 혹시 시험에 대해서 큰 기억이 없으신 분들을 어색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은유법은 저에게 아주 익숙한 단어로 수학이라는 과목 앞에서 작아지는 이들을 많이 봐온 저에게 매번 보는 현상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고속도로라는 것은 한 번호로 일자로 반듯하게 찍는 것이며, 국도는 찍기는 찍되 어려 번호를 마음대로 왔다 갔다 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이것이 바로 고속도로이것은 국도 입니다.


  고속도로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현하는 이유는 시험에서는 문항 보기에 대한 평균치가 존재해야 하기 때문에 한 번호로만 찍었다면 적어도 20점을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국도로 찍었던 그 녀석은 쉽게 얻을 수 있었던 20점을 놓쳤다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것입니다.

  이 현상은 참 흥미롭습니다. 사실 국도를 탔다고 해서 나올 수 있는 평균 점수가 다른 것은 아닙니다. 기댓값을 계산하더라도 5개의 선다형이라고 했을 때는 같은 20점을 기댓값으로 갖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너무나 다릅니다. 그럼 그 결과의 차이를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3. 기댓값과 리스크

  지금까지의 말을 정리하자면 일자로 찍은 ‘고속도로’와 임의로 찍은 ‘국도’의 답안의 점수의 기댓값은 같은데도 불구하고 결과는 너무나 다른 것을 말했습니다. 만약 4.7점의 학생이 일자로 답에 고속도로를 내었다면 분명 그 학생은 20점을 성취했을 것입니다. ‘반드시’ 말입니다. 이유는 바로 문항에 대한 비율을 동일하게 내는 지침 덕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고속도로’는 절대로 20점 이상을 맞을 수 없습니다.(동일배점과 동일 비율을 가정할 때 말이죠.)

  아까 학생의 말에서 ‘적어도’ 20점과 ‘겨우’ 4.7점을 언급했는데 이번에는 반대로 이렇게 말하라 수 있습니다. ‘해 보았자’ 20점 그리고 ‘잘하면’ 80점. 이렇게 말입니다. 이렇게 달리 말할 수 있는 근거는 바로 ‘리스크(risk)’때문입니다.


리스크는 위험성을 뜻합니다.



  리스크란 것은 위험성을 말하는 것입니다. 보통 투자에서 많이 쓰이는 용어로 많은 사람들이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조언에서 접하는 용어입니다. 바로 이 비유로 리스크를 설명하자면 계란이 한 바구니에 전부 담겨 있을 때 놓치거나 할 때 바구니 안의 모든 계란이 한 번에 깨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눠담게 되면 그 위험성을 나눌 수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나누면 나눌수록 더 신경 써야 합니다.

  4.7점의 녀석에게서는 기댓값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 리스크를 이야기 하는 것이 더 적당합니다. 녀석은 안정적인 고속도로 즉, ‘적어도’나 ‘반드시’ 얻을 수 있는 20점을 포기 하고 국도를 달리므로 그 위험성을 크게 만든 것입니다.

   

4. 한 바구니의 계란과 일자로 찍은 정답

  오해할 수 있는 것이 이미지 상 한 바구니속의 계란과 한 줄로 밀어 넣은 정답이 같게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약간의 오해의 결과입니다. 보통 적은 리스크의 답은 분산이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이는 편차와 리스크가 강력한 관계가 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리스크에 대한 것은 사실 표준편차란 하나의 개념만으로 환원해서 설명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표준편차에 대한 설명은 더 보기로 접어놓겠습니다.)



  한 바구니에 넣은 계란과 한 줄로 찍은 답(고속도로) 둘 모두 표준편차가 거의 없는 상태입니다. 즉 하나의 사건에서 일어나는 평균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해석은 완전히 다릅니다. 계란이 피해야 하는 것은 깨지는 것, 즉 실패에 대한 리스크에 대한 표준편차가 없는 것이며, 한 줄로 찍은 답은 성공에 대한 리스크에 대한 평차가 없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둘은 편차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리스크에 대해서 다르게 평가되는 것입니다.

리스크 관리는 생활의 많은 선택에서 필수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경제학에서의 여러 개 바구니에 담는 계란은 위험성에 대한 표준편차(분산)를 늘리는 것이 바로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라면, 답을 찍어서 점수를 얻기 위해서는 즉 성공에 대한 편차를 줄이는 것이 리스크를 줄이는 일입니다.

   

5. 리스크에 대한 당연한 이야기

  결론적으로 편차를 늘리는 것만이 리스크를 줄이는 일차적인 것이 아니라 위험성에 대한 높은 편자 그리고 성공에 대한 낮은 편차를 고려하는 것이 진정한 리스크 관리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 이지만 간단히 정리하면 위험성을 넓게 성공은 좁게 형성하자는 것입니다.

리스크관리는 실패에 대한 관리 뿐만 아니라 성공에 대한 관리를 포함합니다.


  하지만 바구니와 계란으로 암기로만 인식하는 리스크 관리는 어쩜 더 큰 리스크를 안고 시작하는 것 일 수도 있습니다. 경제학의 계란이야기와 교실의 4.7점 이야기는 위험성과 성공의 편차라는 양면의 리스크 관리를 통해서 행동의 범주를 정하는 것이 현명할 것을 말해주는 좋은 예입니다.

  물론 20점이라는 기댓값에 대해 좀 더 나은 결론을 위해 10개의 문항을 일자로 찍고 10개의 문항을 임의로 찍으라는 것이 결론은 아닙니다. 누구든지 좋은 결론, 즉 성공적인 완성을 위해서는 편차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경제학에서 말하자면 ‘확실한 정보’가 될 테고, 중고등학생 혹은 대학생에게는 그 과목을 찍기 전에 정확히 맞힐 수 있는 노력과 능력이 먼저일 것입니다. 그것이 고속도로냐 국도냐의 문제를 넘어 진정으로 리스크를 줄일 수 있습니다.


  리스크에 대한 당연한 이야기로 마무리 합니다.

“리스크라는 편차의 확률게임 보다 능력이 우선입니다.”

능력은 리스크 관리의 첫번째 입니다.


P.S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음.. 수학의 한 문제에서 정답률 0%가 나왔습니다.....

교사 하면서 처음 본 것이라 신기하네요..... 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는데 너무 알리고 싶어 글로 남깁니다.=_= 참고로 13명이였던 이 반에서 정답률이 0%가 나올 확률은 대략 0.055%로 1/25 정도로 그렇게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만, 경력이 10년 넘은 부장님도 처음 만나보는 일생에서의 한번의 만남이라 이렇게... 아무도 없는 숲에서 외칩니다.


정답률 표입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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