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직교사의 체벌에 관한 편지 1...- 어느날 한의원에서..

1. 어느날 한의원에서.. 

 

근래에 어머님과 한의원에 간적이 있었는데 어머니 진맥을 받으실 동안

나는 쇼파에 앉아 TGIF를 즐기고 있었다.

그런데 옆 쇼파에 한아이와 그의 어머니가 있었는데

아이가 너무 떠들어서 미안했었는지

이리 저리 돌아다니는 아이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

"자꾸 떠들면 의사 선생님이 침 놔줄꺼야~!"

침과 떼끼로 아이 길들이기?

 

그러자 아이가 조금 나아지는가 하더니

금새 다시 이리저리 신기한 것들을 만지고 다녔더니

그걸 지켜보던 아이의 어머니가 다시 하는 말이

"너 정말 자꾸 그럼 옆에 아저씨가 떼끼한다~!!"

 

사실 그 아이에게 별로 관심이 없던 터라

그 아이가 어떻게 떠들고 어떻게 행동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어머니는 (아무래도 옆 사람들을 위해서이겠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의사와 나를 동원해서 아이의 행동을 저지하려했다.

 

나를 언급함에 돌아보던 나의 눈이 아이와 맞았을때..

어떤 이유에서인지(정말 하나도 이해할 수 없지만!!)

아이가 조용해졌다.

(나는 날 언급함이 좀 불편해 본 것 뿐이였는데..)

그냥 나를 언급함이 싫은 거였다..

절대 날 아저씨라고 불러 그런거 아니다 절대!!.. (쳇.. 나 이십대인데..ㅜ.ㅜ)

 

여튼 나의 감정은 각설하고 과연 그 아이를 조용하게 한 원동력은 무엇이였을까?

이런 생각에 빠졌을때 나는 여기서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바로

 

이거... "체벌"

 

2. 체벌..., 폭력 vs 필요악

 

사실 체벌에 대한 관심은 교사를 하던 시절 부터

지금까지 늘 생각거리 중에 하나였다.

반성하는 마음으로 생각하건데 아직도 체벌에 대한 기억은 생생하다.

 

가벼운 모자의 작은 일화에 내가 체벌을 생각한 것은

사실 무섭기도 하다.

하지만  짧은 시간 속에서 느끼는 바는 상당히 컸다.

개인적인 이야기는 나중에 하도록 하고,

먼저 아래 링크는 지금 이슈가 되고 있는

서울광역시 체벌 금지에 대해서

체벌금지라는 길의 바른 예와 혼란스럽다는 평가를 쓴 기사를 각각 링크 한다.

 

최근 서울시교육청의 체벌 일체 금지


'문제아' 체벌 대신 악수 청하는 교감 - (클릭)

'왜 때리냐' 체벌 금지 첫날 성토장이 된 학교 - (클릭)

(굳이 모든 기사를 읽을 필요는 없다. 제목만 봐도 느낌이..)

 

사실 두 매체의 특성이 다르다

위의 긍정적 기사는 일명 진보적 언론으로 불리며

아래의 부정적 기사는 보수적 언론으로 불리는 곳이다.


지금 언론의 성향을 보자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체벌에 대한 생각이 극명하게 갈릴 수 있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읽어본 바 두 매체의 혹은 여러 매체의 체벌에 대한 이미지는 이렇다.


폭력 vs 필요악


과연 체벌은 '폭력인가 아니면 필요악인가.'의 논쟁은

사람에 따라 사상에 따라 극명하게 갈릴 수 밖에 없다.

이 판단에 대해서 지금 언급할 생각은 없다.

나는 오히려  부정적 기사(성토장이 된 학교)의 한부분에 대해서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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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학생들은 -

‘왜요? 때릴 건가요’

“좀 있으면 학생인권조례인가 뭔가도 나온다면서요. 핸드폰 좀 먼저 갖고 다니면 안 되는 거예요?”

 

- 어떤 학부모들은 -

'애 잘못되는 데 보고만 있을건가. 괜찮으니까 차라리 때리라’고 하셔서 난감할 때가 있다'

"선생님들이 아이들 생활지도를 소홀히 할까 봐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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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말이 아닌 학생과 학부모의 말이다.

난 여기에서 폭력도 필요악도 아닌 무서운 교육을 느낀다.

 

3. 체벌 이전에 우리가 알아야 할, 무서운 교육 S - R

 

대학교 시절  전공은 알코올이고 취미는 수학이고

알콜 전공시간에 시간을 보내는 안주는 교육이였다.

좋지도 않던 학점을 유지중에서도

소름끼치게 무서웠던 하나의 교육을 기억한다.

 

그건 바로 자극과 반응을 뜻하는 S-R이론 인데

바로 우리의 행동은 기본적으로 자극과 반응의 결합체라는 이론 이다.


길게 설명할 것 없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파블로프의 개",

종이 울리면 먹이를 주기전에 침을 흘리던 그 개 이야기는 대부분 기억한다.

실제 파블로프 실험에 쓰였던 개


이것은 R-S-R이라는 S-R의 변형이지만

기본적인 특은 유사하게 보면 된다.(뭐 교육의 방향은 다를지라도..)

왜 나는 기사를 읽으며 이 소름을 다시 느끼게 되었을까?..

 

그건

위의 학생과 학부모의 말이 전부

체벌이라는 틀을 벗어났을 때 보이는 반응의 하나라는 점이다.

 

아무래도 나는 수학쟁이니니 반대로 생각하보자.

지금까지 우리가 학생을 잡아 놓은 것이 바로 "자극"인데,

그것도 바로 "반응"을 위한 자극이란 것이다.

 

우리는 이미 자극으로'만' 가르치고 반응으로'만' 배우고 있는 것인가.

 

이 교육을 정확히 비유하자면,

아니 완벽하게 이해하기 위해 비약해서 비유하자면

교육자나 학생이나S-R교육은 마약과 동일하다.

 

왜?

빠른 반응이 이루어지기에 교육자에게 마약이며

책임을 계량화 할 수 있기에 학생에게 마약이다.


현재 복직을 준비중인 휴직교사로 깊히 반성하자면

반응을 곧바로 갖어야 한다는 강박을 갖은 나의 역사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빠른 반응을 받는 것은 교육자.. 아니 이럴때는 주입자에게 최고의 옵션인 것이다.

그러니 이것을 포기 할 것인가?

체벌하는 것과 체벌 받는 것이란..

 

또한, 나의 학창시절을 돌이켜 보아도

나의 외박의 댓가 혹은 나의 유흥의 댓가는

내가 후에 감수할 자극의 수량을 계산하게 된다.

 

그러기에 이건 마약이다.

그러기에 이 체벌에 대한 반응에 소름이 돋는다.

우리는  S-R 마약에 취한 중독자이기 떄문이다.

 

그러기에 이건 비극이다.

 

4. 다시 한의원.. 그리고 체벌...

 

그렇다고 S-R의 자체가 문제라는 뜻은 아니다.

사실 이행 되는 대부분 교육의 원천은 기본적인 본성은 S-R이다.

하지만 그게 주가 되기때문에 문제가 되는데

말하자면 S-R은 이성과 본성 중에 본성에 가깝다고 생각하면 좋다.

 

"싫은 자극을 주어 원하지 않는 반응을 끊어 버린다."라는

마치 본능적이고 변하지 않는 함수를 지향하는 교육,

다소 불편한 진실이지만 사실 체벌이 지향하는 것은 바로 이점이다.

 

체벌, 가끔 보이는 장풍식의 폭력이 아니라면

그 목적은 항상 나쁘다고 보기는 어렵다.

행동을 교정하고 더 나은 미래를 제공하려는 목적이

다소 의례적인 학교라는 장소에서 불편한 모습으로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이쯤에서 나는

이제..

다시 한의원으로 돌아가고 싶다.

 

우리는 떠드는 아이에게 불법적인 의사의 침이나

아저씨(ㅜ.ㅜ?)의 떼끼가 아이들에게 부정적 자극으로 다가가

아이가 하는 행동을 제한하려 하고 있다.

 

그런데 한번 생각해보자.

우리가 그렇게 심어준 생각은 과연

"한 사람으로써 다른 사람에게 부당한 피해를 주면 않된다"

라는 것을 배울 것인가, 아니면

"떠들면 혼난다?" 를 배울 것인가.

내 생각이 옳다면 후자를 배울 것이 거의 확실하다.

 

하지만 교정되는 모습을 보면 부모도 교사도

그리고 학생 그 자신도

체벌이란 것에 무던해질 수 밖에 없다.

왜? 남이 바뀌고 내가 바뀌니까...

그 동안 그 행동교정의 목적은 상실되고 결과만 쌓인다.

 

그러기에 적어도 이 체벌,

이 체벌을 받아들이는 이것은

다시 한번.. 비극이다.

 

체벌,

그것은 S-R의 덫은 아닐까..

혹시 나도 그 덫에 중독된 것은 아닐까..

반성!

 

- 막거리를 홀로 마시며, 자신을 욕하고 비판중인.. -

- 휴직중이고 복직대기 중인 교사 노군올림.. -

 

P.s

오장풍교사 사건..

그리고 이번 서울시 교육척의 학생 인원 조례로 비추어 보았을때,

체벌에 대해서

그 대안이 무엇이고 지향해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

그건 술깨고 고민해봐야지..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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